본문 바로가기

일상log

[Book로그] 콜리가 전하는 따뜻한 위로, ‘천개의 파랑’ 천선란

# 주변을 돌아볼 여유도 없이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맞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천 개의 파랑’ 천선란


 
천 개의 파랑
SF가 진보하는 기술 속에서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예견하는 장르라면, 『천 개의 파랑』은 진보하는 기술 속에서 희미해지는 존재들을 올곧게 응시하는 소설이다. 발달한 기술이 배제하고 지나쳐버리는 이들, 엉망진창인 자본 시스템에서 소외된 이들, 부서지고 상처 입은 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이들을 천선란은 다정함과 우아함으로 엮은 문장의 그물로 가볍게 건져 올린다. 그의 소설은 희미해진 이들에게 선명한 색을 덧입히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안락사당할 위기에 처한 경주마 ‘투데이’, 하반신이 부서진 채로 폐기를 앞둔 휴머노이드 기수 ‘콜리’, 장애를 가진 채 살아가는 소녀 ‘은혜’, 아득한 미래 앞에서 방황하는 ‘연재’, 동반자를 잃고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끝없는 애도를 반복하는 ‘보경’, 『천 개의 파랑』은 이렇듯 상처 입고 약한 이들의 서사를, 그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따뜻한 파랑波浪처럼 아우른다.
저자
천선란
출판
허블
출판일
2020.08.19

분야 : 소설

"멈춘 상태에서 빠르게 달리기 위해서는 순간적으로 많은 힘이 필요하니까요. 당신이 말했던 그리움을 이기는 방법과 같지 않을까요? 행복만이 그리움을 이길 수 있다고 했잖아요. 아주 느리게 하루의 행복을 쌓아가다 보면 현재의 시간이, 언젠가 멈춘 시간을 아주 천천히 흐르게 할 거 에요." 180p

'우리는 모두 천천히 달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226p

 


안녕하세요~
요즘 제가 읽고 있는 책은 천선란 작가님의 [이끼숲]이에요.
워낙이 [천 개의 파랑]을 재밌게 읽었던지라 작가님의 신간도 믿보책으로 읽고 있어요.
그래서 천선란 작가님의 책을 한번 소개해보면 어떨까 해서 포스팅을 작성해 봅니다.

너무 많이 알고들 계시고 많은 분들이 읽어보셨을 거라...
(저도 작년 3월쯤 읽었던 책입니다. ^^)
약간 뒷북이지만~
그래도 좋은 책은 전파하며 나눠보면 좋으니 안 보신 분들께 도움이 될까 하여 글을 써봅니다.
책리뷰는 약간의 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참고부탁드릴게요.

제가 처음 이 책을 접하게 된 건 유튜버 히조 님이 2021년 최고의 책으로 추천해 주셔서 읽어보게 되었어요.

주인공 콜리의 짧았던 2막의 삶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콜리는 아주 특별한 휴머노이드예요~
천 개의 단어만을 알고 하늘을 좋아하는...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휴머노이드라니...
콜리는 오로지 말을 타기 위해 태어났고 자신이 좋아하는 말 투데이가 아파하는 걸 알고 스스로 낙마하여 망가진채로 연재를 만나게 돼요.
연재, 은혜, 보경은 서로의 상처를 품고 살지만 서로의 상처만으로도 버거워 가족임에도 서로의 상처까지는 모른척하며 살아가요.
하지만 콜리로 인해 조금씩 서로를 바라보게 되고 치유하게 되는데 이야기의 마지막까지 세 사람에 대한 결말은 없어요.
그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처음엔 SF라니..
좋아하는 장르도 아닐뿐더러 다소 생소한 부분이 많아 잘 읽히진 않았어요.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이름마저도 예쁜 콜리에게 빠져들었고 콜리를 통해 따뜻한 위로를 받았어요.

[천 개의 파랑]을 읽으며 저도 소설 속 사람들처럼 주변을 돌아볼 여유도 없이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맞춰 살아가기도 바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도 잦은 번아웃으로 지친 날이 더 많았고 겨우겨우 하루살이처럼 살기도 했었어요.
투데이는 빠르게 달리기 위해서 존재하는 말이었고 그런 투데이에게 조금은 특별한...
느리게 달리는 연습을 시키는 주인공들을 보면서 어쩌면 투데이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빚대어 만들어진 캐릭터는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빠르게 달리기 위해서 태어난 사람들... 그리고 그 속에서 내 상처만 돌보기도 버거운... 외롭게 살아가는 사람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조금은 템포를 낮춰 느리게 살다 보면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생기고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오래도록 들었던 거 같아요.

그때도... 지금 이 시점의 저에게도... 가장 필요한 부분인 거 같아요.
마음이 너무 빈곤해져 늘 중요한 것을 놓치고 후회하는 삶을 이제는 정말로 보내줘야 할 거 같아요.
그렇게 오랜 시간을 살았으니 남은 시간은 콜리처럼 조금 특별하게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습니다.

"살아 있다고 느끼는 순간이 행복한 순간이에요. 살아 있다는 건 호흡을 한다는 건데, 호흡은 진동으로 느낄 수 있어요. 그 진동이 큰 순간이 행복한 순간이에요."
...
행복이라는 건 결국 자신이 느끼지 못하면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단어 아닌가.
「천 개의 파랑,  천선란」 中